일제강점기, 조국의 자유를 위해 몸소 행동으로 나섰던 수많은 청년들이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나라의 독립을 향한 청년의 뜨거운 외침, 광주의 독립운동가, 광주 지역 3.10만세운동의 주역으로 활약한 정몽석 선생의 삶은 지금까지도 독립의 뜻을 이어가는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습니다.
1. 광산에서 피어난 청년의 정의, 정몽석의 출생과 성장
정몽석 선생은 1901년 6월 1일 전라남도 광산군 송정면 도호리, 현재의 광주광역시 광산구 도호동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일제의 통치가 본격화되던 시기에 성장하며, 어린 시절부터 나라의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을 품고 있었습니다. 조국이 빼앗긴 상황에서도 교육을 통해 민족의식을 키우고자 한 그는 광주의 대표적 근대교육기관인 숭일학교에 입학했습니다. 당시 숭일학교는 기독교 선교사들에 의해 세워져 독립정신과 인권의식을 함양하는 교육을 강조하던 학교였습니다.
일본은 조선의 언론과 사상을 억압하며 황국신민화를 강요했습니다. 그러나 정몽석을 비롯한 청년 학생들은 학교 안팎에서 은밀히 독립의식을 공유했습니다. 그들은 조선의 역사를 배우고, 독립선언서의 내용을 읽으며 자유의 가치를 되새겼습니다. 특히 1910년대 후반, 조선 전역에서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항일운동의 기운이 확산되면서 숭일학교 역시 민족운동의 거점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정몽석은 바로 그 중심에 있었던 학생 중 한 명이었습니다.
광주 지역은 역사적으로 민중운동의 토양이 강한 지역이었습니다. 의병운동의 전통이 남아 있었고, 교사와 종교인을 중심으로 한 민족계몽운동이 활발히 이루어졌습니다. 이러한 지역적 분위기 속에서 성장한 정몽석은 단순히 공부에만 머무르지 않고, 현실의 부당함을 바꾸기 위한 행동의 필요성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민족의 독립이 단순한 이상이 아닌, 자신이 반드시 이뤄내야 할 시대적 사명임을 자각하게 되었고, 그것이 훗날 3.10만세운동에 참여하게 되는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2. 광주 3.10만세운동, 독립의 함성이 울려 퍼진 날
1919년 3월 1일, 서울에서 시작된 3.1운동은 전국으로 번져나갔습니다. 하지만 광주에서는 서울보다 약 열흘 늦은 3월 10일, 지역 학생과 시민들이 합심하여 대규모 만세운동을 일으켰습니다. 이때 정몽석 선생은 숭일학교 학생 신분으로 시위에 적극 참여하며 독립선언서와 ‘2천만 동포에게 고함’ 등의 인쇄물을 배포했습니다.
3.10만세운동의 전조는 그보다 앞선 2월에 이미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일본 도쿄 유학생 정광호가 2.8독립선언의 소식을 전해오면서, 광주의 교사들과 학생들은 비밀리에 독립운동을 논의했습니다. 숭일학교 교사 최병준, 수피아여학교 교사 박애순, 그리고 학생 대표들이 모여 회의를 열었고, 3월 8일 광주 장날에 맞춰 만세운동을 벌이기로 결의했습니다. 그러나 준비가 충분하지 않아 계획은 이틀 뒤로 연기되었고, 결국 3월 10일 오후 3시 30분, 부동교 아래 장터에서 역사적인 시위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날은 광주 시민에게 잊을 수 없는 날이었습니다. 약 1,000여 명의 시민과 학생들이 태극기를 손에 들고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습니다. 정몽석은 선두에서 태극기를 높이 들고 외쳤고, 그의 함성에 호응한 시위대는 세무서를 거쳐 경찰서 앞으로 행진했습니다. 하지만 일제 경찰은 무자비한 진압으로 대응했습니다. 총칼로 위협하고 군중을 체포하며 폭력을 행사했지만, 사람들은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정몽석 선생은 시위 중 체포되었으며, 이후 광주지방법원에서 징역 6월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렀습니다.
그의 투쟁은 단순한 참여가 아니라, 생명을 걸고 독립의지를 실천한 행동이었습니다. 당시 광주 지역에서 체포된 사람은 80여 명에 달했으며, 그들 대부분이 학생과 교사, 종교인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정몽석 역시 그중 한 명으로, 젊은 나이에 조국의 독립을 위해 감옥에 갇히는 고통을 감수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옥중에서도 굴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독립은 멀지 않았다”는 신념으로 동지들을 다독였다고 전해집니다.
3. 옥고 이후의 삶과 독립정신의 계승
정몽석 선생은 옥중생활을 마친 뒤에도 일제의 감시 속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보안법 위반 전력이 있는 인물로 분류되어 지속적인 감시와 제재를 받았지만, 그는 민족정신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광주 지역에서 교육과 계몽 활동을 이어가며 후배들에게 조국 사랑과 정의의 가치를 전했습니다.
그가 남긴 발자취는 단지 한 번의 시위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정몽석의 항일정신은 광주 지역 청년운동과 교육운동의 기초가 되었으며, 후대 독립운동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의 투쟁은 개인의 용기가 아니라, 공동체적 신념이 어떻게 현실의 역사를 바꾸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였습니다.
해방 이후에도 정몽석은 지역사회에서 조용히 살며 후학 양성과 지역 발전에 힘썼습니다. 1966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는 ‘조국을 위해 헌신한 삶’을 후회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의 희생과 용기는 오늘날 광주의 민주정신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1919년의 독립운동과 1980년의 민주화운동이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런 선구자들의 정신이 지역 사회에 뿌리내렸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그의 공적을 기려 정몽석 선생을 독립유공자로 지정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훈장이 아니라, 한 청년의 신념과 행동이 남긴 역사적 유산을 후세에 전하겠다는 의미였습니다.